9.2 (2,802 등급)
"20년만에 만난 부모와와 딸은... 동화책에서처럼 행복하게 서로 사랑하며 잘살았을까?" 라는 질문에서 이 드라마는 시작한다.
그 동안 아침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잃어버린 가족을 애타게 찾는 사연들이 넘쳐나고, 그토록 보고싶었던 부모형제를 극적으로 만나,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모습 또한 심심치 않게 봐왔을 것이다. 그 후로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다시 가족이 됐을까...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현재 사는 모습 또한 다를 텐데,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아무 조건 없이 끌어안을 수 있을까...
정글에 버려져서 늑대와 함께 살던 늑대소년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왔을 때, 마냥 반갑고 기쁘기만 했을까... 부모 또한, 완전히 망가진 자식의 모습을 보며 차라리 찾지 말걸 후회하는 일은 없을까... 남들이 알기 전에, 다시 정글로 돌아가길 바라지 않을까?
얼핏 보면 이 드라마는, 장보리라는 무식하고 천방지축인 엽기녀를 사람답게 길들이는 이야기처럼 보이나, 사실은 장보리라는 때묻지 않은 순수녀를 통해 부와 명예에 사로잡힌 모순적인 인간들이 진짜 사람답게 변화, 성장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또한, 피붙이지만 서로를 부인할 수밖에 없는 엄마와 딸, 또는 피한방울 안 섞였지만 가슴으로 맺은 엄마와 딸이 어떻게 화해하고, 진짜 모녀가 되는가를 쫓아가면서,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라는 다소 상투적인 문제를 감동과 따뜻함으로 접근해볼 것이다.
친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도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귀영화와 명예에 따라 득과 실을 따지는 현 세태에 조그만 울림이 되길 소망하면서.